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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현대미술관회

사막가운데 떠오른 7850개의 별, 루브르 아부다비

Louvre Abu Dhabi, United Arab Emirates,

Jean Nouvel


서수경 (숙명여자대학교 환경디자인과 교수)

Louvre Abu Dhabi’s plaza Louvre Abu Dhabi, United Arab Emirates, Arch. Jean Nouvel

Exterior © Louvre Abu Dhabi, Photography: Mohamed Somji

2017년 11월 11일, 아랍에미레이트(United Arab Emirates_UAE)의 수도 아부다비의 문화지역으로 선포된 사디야트 섬(Saadiyat Island:아랍어의 ‘행복의 섬’이란 뜻)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루브르의 첫 해외 분관인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_LAD)가 개관되었다. UAE는 180억 달러(약 21조원)를 투자하여 사디야트 섬에 5개의 뮤지엄과 공연장을 포함한 거대 문화시설들의 개관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UAE는 교육과 문화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소프트파워’의 강국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전시관 전경

Neighborhood in the Museum City

프랑스 정부와 UAE가 루브르 뮤지엄의 아부다비 설립에 합의한지 10년 만에 완성된 루브르 아부다비는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 1945~ )에 의해 설계되었다. 1987년 개관한 파리 아랍 문화원(Institute of Arab World)을 통해 그가 이미 보여준 아랍전통 문양과 건축물에서 차용된 디테일들은 이번 루브르 아부다비에서도 그 만의 건축언어로 새롭게 풀이되어 뮤지엄 곳곳에서 감성적인 요소로 방문객들을 계속해서 자극한다. 장 누벨은 55개의 크고 작은 건물들을 통해 “Neighborhood”의 형상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거리와 건물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다시 하나의 거대한 “Museum City”를 이루도록 하였다.


건축물 전체는 최대한 나즈막하게 몸을 낮추는 수평적 조형성을 취하며, 방문객의 주 진입동선은 건물 중심과는 다소 어긋난 축을 따라 내부로 접근하게 하면서 뮤지엄 전체에 대한 설레임을 더하고, 거대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으면서, 최대한 느리고 편안하게 방문객을 맞이하는 매력이 있다. 옛 도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골목길을 다니 듯 내부는 각각의 공간들이 지루하지 않게 연결되고, 풀어지며 또 다시 만남을 반복하며 미지의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준다. 전체적인 공간구성은 4개의 큰 전시동(Wing)을 전시주제에 따라 12개의 장(Chapter)으로 나누고, 각 장의 제목과 설명이 입구에 표기 되어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뮤지엄 전체를 관람하게 된다. 각 공간의 영역성은 바닥 마감 재료나 빛의 유입에 차이를 둠으로써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의 변화를 인지하도록 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외관에서 느껴진 웅장함은 내부에서 정교하게 나누어진 공간에 의하여 인간친화적인 스케일로 변화하고, 4개의 전시동들을 연결하는 휴식공간에서는 외부를 향한 큰 창을 통해 이 뮤지엄의 하이라이트인 원형 돔을 바라보며 다양한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Louvre Abu Dhabi’s plaza © Louvre Abu Dhabi, Photography: Mohamed Somji

Rain of Light

루브르 아부다비의 55개 크고 작은 전시관들과 부대시설을 모두 아우르고 전체 뮤지엄의 플라자를 덮고 있는 180미터 지름의 돔은 프랑스 루브르 뮤지엄의 중정과 동일한 사이즈를 갖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랍 문양의 기본으로 알려진 8각형의 별 모양들이 8개의 층(Layer)으로 겹쳐지면서 7850개의 별이 플라자 전체를 덮으면서 다변화 하는 빛의 향연을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교한 아랍건축물의 향취를 느끼게 한 점도 특이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에서 끌어드린 바닷물과 돔으로 인해 얻어진 그늘이 외부의 더운 공기를 자연스럽게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여 일 년 내내 사막의 더위를 피하며 걷고 싶어 하는 지역민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준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뜨거운 사막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산책, Promenade”의 욕망을 채워주도록 건축가가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빛의 건축가”로 유명한 장 누벨은 사막의 야자나무 잎들이 겹쳐지면서 그 사이사이를 통해 보여지는 빛의 형상과 아랍 전통주거에 사용되는 기하학적 문양의 창문가리개, 매쉬라비야(Mashrabbiya),를 통해 빛이 유입되는 형상에서 영감을 얻어 루브르 아부다비의 돔에 적용하였다. 빛의 변화를 섬세하게 형상화시킨 그의 디자인으로 인해 돔 아래는 “빛의 소나기”가 내리고, 이를 바라보는 방문객들은 4차원적인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변화하는 빛의 형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체험할 수 있으며, 특히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인공조명을 통해 돔의 구조를 거꾸로 바라보는 상황도 흥미로운데, 역시 자연채광에서 얻어지는 감성은 인공조명으로 얻는 것과는 절대 비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Universal Museum

루브르 아부다비의 전시 기획방식은 유니버설 뮤지엄(Universal Museum)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변화의 흐름을 기준으로 미술사를 접목시켜 기획된 형식을 말한다. 루브르 아부다비의 현 전시물들은 루브르와 프랑스 그리고 UAE 여러 뮤지엄 등에서 대여되거나 옮겨 온 작품과 유물들을 중심으로 설치되었다. 본 전시동에서 분리되어 따로 만들어진 어린이 뮤지엄은 추가적인 체험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공간이 기획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루브르 아부다비는 보다 더 가족 친화적이고 진정한 배움과 놀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Edutainment”시설로 인식된다고 본다.


끝으로 중동은 11월부터 2월이 기온적으로 가장 방문하기 좋은 시기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수면으로 인해 변화하는 7850개의 빛을 바라보며 앞으로 활발하게 변화할 사디야트 섬의 문화발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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