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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현대미술관회

사막의 장미 카타르 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 of Qatar, Doha, Qatar

Arch. Jean Nouvel


정기종 (前 주 카타르대사)

National Museum of Qatar, Doha, Qatar
Aerial view of the National Museum of Qatar. Photo: Iwan Baan

316개의 원형패널이 맞물린 카타르국립박물관. Photo: Iwan Baan. 사진제공: 이건창호

카타르의 수도 도하(Doha)는 걸프 만에 연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서울의 약 4/1정도 면적 크기로 도시 중심부에는 왕궁 주변으로 전통 가옥들과 현대식 건물들이 대조를 이룬다. 특별히 야간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현대식 고층 건물 군이 화려한 조명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카타르 인들은 자유와 독립 그리고 진주 채취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끝 반도로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불과 한 세기 전만해도 부족한 식품과 물로 인해 열악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으나 1997년 천연가스의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는 세계 최고수준의 국민소득을 갖고 있다. 카타르의 주산업 부문인 천연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14%를 점유해 러시아에 뒤를 이어 이란과 세계 2위 자리를 다툰다. 우리나라도 카타르 가스 산업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2%정도가 카타르 산이다.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한 각종 건설공사가 진행 중에 있고 우리나라도 에너지 산업을 위시로 카타르 지하철과 국립병원, 석유화학공장 건설 등 활발하게 경제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고 해발고도가 100미터가 채 못 되는 곳들이 대부분이기에 우리 건설업체가 인공산과 폭포를 만들어 훌륭한 조경을 창조하기도 하였다.


금년 3월 27일 완공된 카타르 국립박물관(NMoQ)은 카타르 정부가 연성 국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 정책의 결실 중 하나다. 건물 외관은 ‘사막의 장미’로 불리는 사막 모래화석을 형상화한 장 누벨(Jean Nouvel)의 작품으로 316개의 원형 패널이 맞물려 건물 전체가 수많은 곡선의 기하학적 형상을 보인다. 북쪽으로는 문화예술센터인 카타라(KATARA)가 다양한 문화행사로 방문객들을 유치하고 아이 엠 페이(I.M.Pei)의 명작중 하나로 꼽히는 이슬람박물관 Museum of Islamic Art(MIA)의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들을 함께 관람하기 위해서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좋은 이점이 있다.


2011년 9월 카타르 박물관청이 발주해 현대건설이 수주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건설 프로젝트는 가히 카타르의 국가적 사업 중 하나였다. 카타르의 초기 왕조시절 사용하던 옛 왕궁 터에 지하 1층과 지상5층으로 연면적 4만 6,596㎡ 규모의 새로운 박물관을 짓는 대형 공사였다. 최초 공사예상 비용은 4억 3,400만 달러였으나 초과되었고 공사기간도 최초 계획보다 지연되어 금년 3월 27일 완공되었다. 그만큼 국가적 관심이 높았던 사안이었다.


공사 도중에 현장을 방문해 보았던 건설 공정은 발주처에 의한 설계의 중도 변경과 패널 접합 작업의 난점을 비롯해 우리 기술진들의 어려움이 많았던 공사였다. 아울러 바닷가의 높은 습도와 섭씨 40도를 넘어서는 열사의 기온속의 작업도 장애였다. 현대건설에 의하면 공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건축의 전 과정에 3D BIM으로 진행하는 최신 공사 관리기법을 도입하여 7만 4,000여 장의 유리섬유 보강 콘크리트를 개별적으로 조합해 316개의 각기 다른 크기의 원형 패널로 만들어 조립하였다고 한다. 유례없이 까다로운 고난도의 공정으로 인해 시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외국 회사들의 질시를 불식하고 한국의 건설기술을 한 단계 더 높여 과시한 것은 커다란 성과였다고 할 것이다. 국립박물관의 내외부 공간을 이어주는 문과 창호 시스템 그리고 방화도어와 파티션, 루버와 특수유리를 제작하고 시공한 이건창호의 능력도 세계 일류급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막의 장미를 형상화한 건축물의 형태가 일반적인 직선 형태의 건축물이 아니라 원반형태의 철골 구조들이 겹겹이 겹쳐진 비정형의 디자인이었다는 점에서 최고의 설계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건물의 구조는 물론 문과 창틀 등이 직각이 아닌 예각과 둔각 형태로 되어 있어 이들의 구조 성능을 확보하고 하자 없이 설치하는 고도의 작업을 우리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온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타르의 문화예술 정책은 타밈Tamin 국왕의 누이동생인 세이카 알 마야사 Sheikha Al-Mayassa공주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또한 부군인 세이크 자심 역시도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여 도하 필름 페스티발 Doha Film Festival(DFF)의 든든한 후견 역할을 하고 있다. 시내의 옛 장터인 수크 와키프(Souq Waqif)에서 개최되는 도하 필름 페스티발에는 할리우드의 유명배우들이 참석해 세련된 광경을 보여준다. 카타르의 역사 유적들을 초기 카메라 촬영과 현상작업을 통해 재현하는 방식으로 기록 보관해 주목을 끈 바도 있었다. 우리 대사관에서는 마야사 공주를 비롯해 카타르 항공사 사장과 이슬람 박물관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우리의 전통예술 작품과 현대 미술작품들을 전달했고 국립도서관에는 직지심경 사본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대사관 건물의 문화전시장화 사업을 위해 임히주 전 외교부 미술자문위원의 주선으로 우리 미술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기증받아 공관에 비치하였다.


카타르는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위상을 높이기 위해 문화교육사업의 본부역할을 하는 카타르 파운데이션(Qatar Foundation)이 고등교육과 기술개발을 위한 외국과의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의견과 또 다른 의견(the Opinion and the Other Opinion)’을 사훈으로 하는 알자지라(Al-Jazeera) 방송사는 세계 유력 언론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주변국과의 갈등과 복잡한 지역 정세 속에서 타밈 국왕의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중요 국제회의중 하나인 ACD 회의의 2018-19년도 의장국을 수임해 금년 9월 1-4일간은 도하에서 문화교육 분야 워크샵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과 카타르 양국간의 활발한 협력관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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